본문 바로가기

잡담

룬의 아이들 시리즈에서 보수와 진보의 대립을 알아보자!

 대한민국에서 판타지소설의 팬이라고 하면 모르는 사람이 없는 작가 전민희씨가 오랫동안 심혈을 기울여 제작한 시리즈가 룬의 아이들 시리즈 입니다. 전민희 작가 특유의 섬세하면서 탁월하게 현실을 반영하는 서술은 룬의 아이들 시리즈의 진중한 분위기 속에서 진보와 보수의 대립을 색다르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우선 룬의 아이들 -원터러 편을 보겠습니다. 




 윈터러 시리즈는 맨 처음 위와같은 표지로 7권까지 나왔습니다. 이 시리즈에는 주인공인 보리스 진네만이라는 인물이 나오고 중간에 란지에 로젠크란츠라는 인물이 나옵니다. 보리스 진네만은 소설 초반에 일종의 쫓겨난 귀족과 같은 처지로 시작합니다. 자신의 조국(소설에서 트라바체스)에서 귀족 비슷한 신분으로 생활을 하다가 정치적 대립으로 인해 집안이 무너지고 자신은 쫓기는 몸이 되어 외국(아노마라드)으로 도망친 것입니다. 그에 반해 란지에란 인물은 귀족인 아버지가 평민인 어머니와 불장난으로 만든 사생아 였습니다. 그나마 어렸을때 아버지에게 비참하게 버림받았습니다. 어찌어찌해서 하인과 도련님이라는 신분으로 만난 란지에와 보리스는 어느날 공화정이라는 주제에서 치열하게 대립하게 됩니다. 언뜻 보면 빈자와 부자의 프레임에 갖힌 특별할 것 없는 대립처럼 보이지만 더 자세히 알아보면 그것이 다가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먼저 하인인 란지에가 지금 그들이 살고있는 아노마라드가 공화정이었던 적이 있다는 얘기를 꺼냅니다. 그러자 보리스는 다행히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말을 하고 이것이 란지에를 발끈하게 만듭니다.

 사실 보리스가 쫓겨나온 트라바체스는 대륙에서 유일한 공화국입니다. 그러나 그곳은 우리가 알고있는, 일반 평민이 지도자를 뽑고 국정에 영향을 줄수있는 공화국이 아닙니다. 구체제에서 기득권을 가지고 있던 귀족들이 이름만 바꾼 채 권리를 계속 잡고 있고 평민들은 이웃의 왕국들과 다르지 않은 처지의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정치적으로도 매우 불안정하여 여러 영주, 의원, 선제후 들이 끊임없이 합종연횡하여 반대파를 축출하고 정권을 잡으려 하는 나라입니다. 그리고 보리스의 가정도 이러한 정치적 대립의 과정에서 박살나고 아버지와 형을 잃게 된 것입니다. 보리스에게 공화국이란 평범한 사람들을 평화롭게 살도록 내버려 두지 않고 끊임없이 서로 싸우게 만드는 체제이며 자신을 길바닥으로 쫓아내고 사랑하는 형을 빼앗아간 괴물인 것입니다.

 여기서 보리스가 한 말을 살펴보겠습니다.


 "네 말대로라면 네가 말한 진짜 공화국이란 건 아직껏 한 번도 이세상에 존재한 적이 없는 유령 같은 것이로군.… 그렇다면 뭘 근거로 그런 과정을 위해 사람들을 희생시킬 수 있는 거지? 난 차라리 안정된 왕정을 원해. 어차피 인간은 영원히 살지 않아. 그 인간이 사랑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곧 죽지. 그들을 한시라도 더 일찍 죽게 하는 모든 것을 난 증오해."


 보리스는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 힘든 시련을 겪었기 때문에 안정적인 삶을 강하게 열망하고 있습니다. 소설 전체적으로도 보리스는 줄곧 안정적인 삶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그에게는 공화정을 추구하는 투쟁 같은 것들은 평화를 깨트리고 무의미하게 사람들을 희생시키는 이상일 뿐이었습니다.


-계속-